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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출판인대회] 출판인들이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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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5

 

위대한 민주시민들이 너나없이 거리에 쏟아져 나와 높이 든 촛불의 힘으로 우리는 정권을 교체하고 각 분야의 적폐를 청산하는 길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바로 그 길에 동참하기 위해 오늘 3월 13일 우리 출판인들은 다시 거리로 나섰습니다.

출판인들은 촛불이 열어젖힌 새로운 시대를 맞아 출판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여러 정부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2018년 ‘책의 해’를 운영하는 데 출판계 전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계속 줄어들고 있는 독자들을 다시 늘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환경에 맞는 출판을 육성하려면 민관 협력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협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그 산하 공공기관들에 숨어 있는 출판적폐세력이 과거로 회귀하려는 술책을 꾸미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라는 전례없는 사태의 중요한 축인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문화체육관광부와 산하 공공기관 내의 적폐세력은 자리 바꾸기만으로 면피를 꾀하며 촛불혁명 이전, 블랙리스트의 시절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끊임없이 대화하고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아보았지만, 그들은 요지부동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다시 거리로 나서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우리의 행동은 다름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국정 과제의 하나인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문화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거리로 다시 나선 직접적인 계기는 저작권 보호의 문제입니다. 새 학기를 맞아 기승을 부리는 대학가 불법 복제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저작권 단속 기관인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예산 부족과 권한 문제를 핑계로 손을 놓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가 20년 이상 계속되면서 출판사들은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에서 수업목적보상금을 분배하는 현안과 관련해서 터졌습니다. 도서관복제보상금의 경우, 출판권자와 저작권자에게 공히 보상금 수령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업목적으로 이용하는 저작물에 대한 보상금, 즉 수업목적보상금은 저작권법 62조 2항에 따라 출판권자의 권리를 배제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이 악법 조항을 개정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출판산업은 기술 발전에 따라 불법 복제 전송이 점점 쉬워지는 어려운 현실 속에서 분투하고 있습니다. 출판인들이 저작권자와 함께 애써 개발한 원천 콘텐츠의 법률적 권리가 종이책에 한정된다면 출판산업은 소멸할 수밖에 없습니다. 역설적이지만, 도서관 이용이 활발해지고 출판 콘텐츠의 디지털 이용이 활발해질수록 출판산업은 망가집니다.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출판산업이 건전하고 활발하게 성장할 때 좋은 책이 나옵니다. 출판산업이 지속가능해야 훌륭한 저자들이 제대로 대접을 받으면서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 수준을 향상시키는 책을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출판적폐세력은 정보기술혁명과 4차산업에 맞는 출판산업 지원에는 관심도 없이 자기 밥그릇만 챙기고 있습니다. 출판산업은 잠재력을 짓밟힌 채 숨이 막혀 무너지고 있습니다.

예산 타령만 하며 제대로 저작권 보호업무를 하지 않고 있는 한국저작권보호원은 2016년 저작권법 개정으로 신설된 기관입니다. 그 원장에는 전임 대통령 탄핵 사유의 핵심 사건을 저질렀던 한국콘텐츠진흥원을 관리·감독했던 전임 문체부 콘텐츠산업실장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슬그머니 자리를 옮겨 앉아 있습니다. 저작권 문제의 주요 기관인 한국저작권위원회도 문체부 관료 출신이 위원장으로 있습니다. 출판계의 의사를 반영한 위원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문체부의 저작권 관련 공무원들과 산하 조직들이 똘똘 뭉쳐 법 개정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출판적폐세력이 쥐락펴락하는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는 출판사들이 납부하는 교과용도서 보상금, 그리고 수업목적보상금으로 매년 수십억 원을 걷고 있지만, 출판사들의 도움 없이는 분배받을 권리자를 찾을 능력조차 없습니다. 출판사들을 배제하며 쌓여 있는 엄청난 미분배 보상금은 공공의 목적 사용이라는 미명 아래 문체부 관료, 관련 산하기관 및 인사들의 쌈짓돈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문체부는 무슨 법리적인 명분이나 공공의 목적이 있어 저작권법 개정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 대안 능력과 실행력을 가진 출판인들을 의사결정과 보상금 배분 과정에서 배제하려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정책 당국은 출판산업의 요구를 공정하게 반영해야 합니다. 그러나 시대를 앞서 가는 정책을 세우고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 산업을 육성하기는커녕, 현장의 목소리를 철저히 가로막으며 낡은 관행에 의존해 밥그릇 지키기에 연연하고 있습니다. 저작권법 개정을 위해 출판계의 목소리를 이미 여러 번 전달했지만 문체부가 꼼짝하지 않는 이유는 시대의 변화를 모르는 일부 관료와 관료 출신의 이권 카르텔에 있습니다.

심지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민간 이양이 논의되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세종도서 선정사업을 다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그대로 맡겨 관 주도로 하겠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진흥원의 일부 공무원들은 블랙리스트 실행을 제대로 인정한 적도 없이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억지를 쓰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 관련 공무원이 낙하산 인사로 문체부 산하 기관장으로 옮겼는가 하면, 당시 문체부 책임자는 해외문화원장으로 원하는 보직을 찾아갔습니다. 블랙리스트 관련 진흥원 실무자들은 조직 안의 타 부서로 자리만 옮겼습니다. 심지어 문체부는 진흥원의 이사들이 원장의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기 위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올린 개선 방안을 진흥원 정관에 명시하는 것도 미루고 있습니다.

출판계를 초토화하는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문체부는 출판인들을 상대로 직접 사과한 적이 없습니다. 지난해 초 송수근 전 장관대행이 블랙리스트 관련 대국민 사과를 했고, 지난 6월 도종환 새 문체부 장관이 창작의 자율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통해서 약속을 지킬 것인지 명시적으로 제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 출판권자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으면 출판산업은 발전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출판적폐세력은 꼼수를 부리며 출판산업의 발전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오늘 여는 집회는 당면 목표로 저작권법 62조 2항의 개정을 요구하지만, 출판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전제조건으로서 문체부 공무원들이 진정으로 문화계와 출판계를 위해 헌신하도록 터전을 닦는 중대한 사업의 첫 삽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하루에 그치지 않고 촛불혁명의 정신에 따라 끝까지 싸워나갈 것입니다.

출판을 비롯한 문화 분야의 적폐가 워낙 오래 되어 바로잡는 과정은 고통스럽고 시간이 걸립니다. 하나하나 꼼꼼히 들춰내어 바로잡지 않으면, 당장은 앞으로 나아간 것처럼 보여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말 것입니다. 출판산업의 권리 확보와 법조항 개정 요구는 물론이고, 차제에 출판 관련 공공기관의 운영원리와 운영방식을 공공성을 분명하게 확보하는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동시에 요구합니다.

국민 여러분!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우리의 주장과 요구는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인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문화국가’로 가는 길입니다. 이것은 시작입니다. 한 번에 끝날 일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문제들이 모두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지지하고 도와주십시오! 지금이야말로 낡은 관행과 썩은 제도를 뿌리부터 뽑아내야 할 때입니다.

  1. 출판 발전 가로막는 저작권법 개정하라!
  2. 악법 개폐 가로막는 문체부 책임자들과 산하기관의 낙하산 기관장들 물러가라!
  3. 세종도서사업을 약속대로 당장 민간으로 되돌려라!
  4.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자율성을 보장할 임원추천위원회를 인정하라!

 

2018313

문화국가 건설과 출판산업 발전을 바라는 출판인 일동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윤철호, 출판도시입주기업협의회 회장 김승기,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회장 송광헌, 한국대학출판협회 이사장 장종수,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회장 박대춘, 한국아동출판협회 회장 이병수, 한국중소출판협회 회장대행 강창용,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강맑실, 한국출판협동조합 이사장 권혁재, 한국학술출판협회 회장 김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