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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_출판계 블랙리스트 제도개선 합의안 파기한 문체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각성하라!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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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0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지난 2018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가 권고하고, ‘세종도서사업 개선 TF’(이하 TF)와 범 출판계의 합의에 의해 도출된 ‘세종도서사업 운영위원회 규정(안)’(이하 규정안)을 앞장서서 파기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 국민 모두가 알듯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지난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킨 국가적 범죄행위였다. 출판계에도 세종도서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에서 블랙리스트가 작동했다. 그 때문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회적 합의 하에 도종환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과 문화예술계 대표인 신학철 화백이 공동위원장이 되어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를 운영했다. 그 결과, 출판계 블랙리스트 사태 제도개선의 일환으로 세종도서사업의 ‘민간 위탁’이 권고되었고, 구체적 방안을 위해 문체부, 진흥원, 한국도서관협회,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학술출판문화협회,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등 7개 기관과 단체가 모여 논의한 끝에 구체적인 안을 지난해 연말에 마련한 바 있다.

TF에서 합의한 규정안은 문체부의 소극적인 제도개선 의지로 인해 민간 주도의 독립적 심의·의결기구로서 세종도서사업 운영위원회가 자율성·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지난 4월 10일 진흥원 이사회에 안건 상정된 규정안은 그 최소한의 장치마저 수정하거나 삭제하였는데,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문체부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었다. 이 날, 김수영 진흥원 원장은 대한출판문화협회 추천 이사들의 강력한 반대와 퇴장에도 불구하고 출판계와 합의된 적이 없는 규정안을 표결에 붙여 통과시켰다. 문체부는 TF의 합의안이 마련된 뒤에도 시간을 끌며 진흥원은 물론이고 각 출판단체들을 압박해오더니 결국은 이런 사태까지 만들어낸 것이다. 이는 박근혜 탄핵과 김기춘, 조윤선 등 박 정권 핵심 인사의 사법적 처벌이라는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동시에 범 출판계의 합의를 짓밟는 참담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진흥원 이사회는 세종도서 민간위탁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릴 아무런 권한이 없다. 앞서 말했다시피 세종도서 민간이양 합의안은 범 출판계를 포함한 사회적 합의 속에 마련된 안이었고, 진흥원은 이를 충실히 수용하여 실행해야 할 의무가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블랙리스트를 실행하는 잘못을 저질렀던, 개혁 대상인 바로 그 기관이 문체부와 함께 ‘셀프 표결’을 강행한 것이다.

문체부와 진흥원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제도개선위의 권고를 이행하겠다는 도종환 前장관의 약속을 지켜라.

지난 연말에 만들어진 ‘세종도서사업 개선 TF’의 합의안을 이행하라.

마지막으로, 박양우 문체부 신임장관에게 요구한다. 장관으로 취임하자마자 벌어진 이런 퇴행적 행태가 신임장관이 지향하는 문화행정의 미래가 아니길 바란다. 과거청산을 위한 최소한의 약속 이행도 이루어지 않는 나라는 문화국가가 될 수 없다. 민관이 함께 힘을 합쳐 문화국가를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조치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사)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윤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