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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단체 성명서] 문체부 공무원의 출협 회장 고발, 블랙리스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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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지시하였던 문체부 고위 공무원이 책임규명을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한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 윤철호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하고, 민사소송까지 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월 7일, 출협은 문체부가 발표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이행계획에 대해 실망감을 표명하면서 책임규명이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출판계의 경우, 김일환 前출판인쇄과 과장만이 수사의뢰 대상에 포함되었는데, 정작 그의 상급자들은 아무런 징계 없이 문체부 산하기관으로 자리를 옮겨 임기를 끝내가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이 성명으로 인해 자신의 명예를 크게 훼손당해 심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내용의 고발장과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문체부 고위 공무원은 한민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무처장이다.

출판계 블랙리스트가 실행되었던 시기에 그는 미디어정책관으로서 출판계 블랙리스트가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보고를 받을 위치에 있었다. 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자리를 옮겨 승승장구하고 있으면서도 블랙리스트 관련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의 심적 고통을 호소하고 나아가 누명을 벗겠다며 피해자들의 대변단체인 출협의 회장에게 소송을 제기한 것은 말 그대로 적반하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적반하장이 가능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문체부의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책임규명이 너무도 미흡하게 마무리되었기 때문이다. 미흡한 진상조사는 남은 관련자들을 박근혜 등 일부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희생자로 책임을 회피시켰으며, 관련 수사의뢰자를 최소화했다.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의 문체부 권고안과 그에 따라 출판단체들과 한국출판산업진흥원, 도서관협회 등이 참여하여 구성된 ‘세종도서사업 개선 TF’에서 합의된 제도개선안도 문체부는 수용하지 않고 있다. 문체부의 이런 진정성 없는 사태처리가 급기야는 현직에 있는 문체부 고위공무원으로 하여금 “이미 조사가 다 끝났고 자신은 책임이 없고 자신은 명예를 훼손당한 피해자”라며 피해자를 대변해온 출판협회 회장을 고소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만든 것은 아닌가라는 판단을 하게 한다.

불법적인 블랙리스트 행위 자체는 지난 정권의 일이지만, 그 불법 행위에 대한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은 온전히 현 정부와 문체부의 책임 아래 이루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관계 당국은 이런 터무니없는 고발 사태를 한민호 사무처장 개인의 돌출행위로 가볍게 보지 않기를 바란다.

시간이 흐른 뒤 그만하면 할 만큼 하지 않았느냐며 압박하는 행위는 언제나 가해자의 무기였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이러한 불철저한 과거청산은 또 다른 문제를 낳는 원천이기도 했다. 한민호 사무처장이 출협 회장을 고발한 사건은 그러한 상황에서 돌출한 것이다. 문제는 한민호 사무처장과 같이 누명, 심적 고통을 운운하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는 문체부 공무원이 있는 한, 블랙리스트 사건은 결코 끝날 수 없다는 데 있다. 문체부 안에는 여전히 블랙리스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 그리고 실행자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 정부와 문체부는 블랙리스트 범죄자들에 대한 추가조사와 책임규명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19. 2. 8.

대한출판문화협회, 불교출판문화협회,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한국기독교출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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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소출판협회, 한국출판인회의, 한국출판협동조합, 한국학술출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