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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 작가에 대한 문무일 검찰총장의 사과에 부쳐: 출판 검열의 역사 이제는 끝내야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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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세 작가에 대한 문무일 검찰총장의 사과에 부쳐: 출판 검열의 역사 이제는 끝내야

 

이달 말(7월 24일)에 임기만료로 퇴임 예정인 문무일 검찰총장이 취임 직후인 2017년 7월에 이현세 작가를 사석에서 만나 사과한 일화가 뒤늦게 기사로 알려졌다. 1997년 검찰은 만화 ‘천국의 신화’를 음란폭력물로 규정하여 이현세 작가를 기소하였고, 법정 투쟁에 나선 작가는 2003년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한창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할 시기를 잃고 말았다.

검찰이 한국의 대표적인 만화가를 표적 수사하며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사건에 대해 당시 평검사였던 문무일 총장이 개인적으로 사과한 일이 미담처럼 기사화되었지만, 그 행간에 숨은 사실은 매우 엄혹하다. 국가권력의 검열이 출판의 자유와 작가의 창조적 활동을 가로막고도 아무런 보상도 없이 무책임하게 지나간 사례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문무일 총장의 사과는 검열에 대한 국가권력의 가치판단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가까운 과거라는 점에서 기억해둘 만하다. 사과만 할 뿐, 제도 개선을 하지 않는 것은 사과의 진정성마저 의심케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후속조치에서도 다르지 않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검열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기 위하여 간행물윤리위원회를 폐지하고 민간 자율심의기구로서 (가칭)출판물자율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여성계, 청소년계와 공동으로 제안하였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국가권력은 사과는 할지언정 제도 개선에는 언제나 미온적이다. 출판물에 대한 민간자율심의제도 도입을 위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향적 태도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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