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상담실

저작권 관련 각종 등록의 효력은 무엇인가?

작성자
대한출판협회
작성일
2017-06-12 11:09
조회
199

김기태 / 대한출판문화협회 저작권상담실 전문위원, 세명대학교 미디어창작학과 교수

◆ 사례 개요 A(원고)는 출판업자로서 1973년 5월경 당시 입시학원 및 수험학습용 영문법 해설서 외 7종(이하 “이 사건 저작물”이라 함)을 저작하고 이를 직접 발간하는 출판사를 경영하던 ‘갑’이 경영난에 봉착하자 갑의 채무를 변제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저작물 및 그 개정판에 관한 저작권 일체를 갑으로부터 양도받는 약정을 체결하였다. 이후 A는 출판사 이름을 여러 차례 변경하면서 이 사건 저작물을 출판, 배포해 오고 있었다. 한편 B(피고) 역시 출판업자로서 1987년 8월경 이 사건 저작물의 원저작자인 갑이 이 사건 저작물에 관한 저작권의 회복을 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갑으로부터 이 사건 저작물 및 개정 10판까지의 저작물에 관한 저작권을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저작물에 대한 저작재산권이 A의 명의로 등록되어 있지 않음을 알고 이를 B의 명의로 하는 저작재산권 양도등록을 마쳤다. 이후 B는 이 사건 저작물을 내용으로 하는 서적을 출판하여 배포하기에 이르렀고, 이를 안 A는 B가 자신의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B를 상대로 이 사건 저작물을 복제, 배포, 발행하거나 이에 대한 일체의 침해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B는 A와 갑이 저작재산권양도계약을 맺을 당시의 상황이 갑의 채권자들로부터 강제 집행을 당할 처지에 놓여 이를 면하기 위해 진의가 아닌 상태에서 이루어졌으며, A가 갑의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를 변제한 후 이 사건 저작물의 저작권을 반환하기로 한 약정하에 이루어진 양도 또는 신탁적 양도에 불과하므로 이후 갑에게 저작권 및 출판권을 반환해야 함에도 오히려 지금에 와서 적법하게 저작권을 양수한 자신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를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한 부당한 청구라는 항변을 내놓았다. 또한 B는 자신이 등록된 저작권자로서 A의 저작권 양수계약은 10년 이상이 경과되었으므로 저작권양도등록의 청구에 대한 시효가 소멸되어 무효라고 항변했으나 법원에서는 A의 청구를 받아들여 “피고 B는 이 사건의 각 저작물을 복제, 배포, 발행하거나 이에 대한 그 밖의 일체의 침해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판결하였다.


◆ 출판권자가 주의할 점 이 사건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선의의 이용자가 법적으로 무지함을 기화로 누군가 악의를 품고 법적 완결성을 주장하더라도 결국 법은 선한 이용자의 손을 들어준다는 데 있다. 하지만 이 사건 당시에는 등록의 효력이 그다지 크지 않았음에 유의해야 한다. 현행 저작권법 제52조에서는 등록에 의해서만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저작재산권의 권리변동에 따른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제3자’란 원래 권리 또는 의무의 당사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뜻하지만 이 조항에서는 등록이 없었음을 주장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제3자’로 해석해야 한다. 즉 등록 자체는 저작재산권 발생의 요건이 아니며, 등록을 해야만 저작재산권을 가지지 않은 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므로 저작물의 무단 이용자에게는 등록 유무에 관계없이 권리 주장이 가능한 것이다. 먼저 저작재산권을 양도하거나 처분을 제한할 경우에는 등록해야만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이 경우 민법상의 상속인이나 회사의 합병과 같은 사유로 모든 재산권을 일괄 취득하는 일반승계인 등은 원권리자와 같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므로 제외하고 있다. 이러한 저작재산권의 양도에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중양도의 경우이다. 예를 들어, 갑이 어느 저작재산권을 양도받았는데 을도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같은 저작재산권을 양도받았다면 갑은 을에 대해, 을은 갑에 대해 각각 제3자의 위치가 되는 것이며, 이 경우 갑이 먼저 양도에 따른 등록을 마쳤다면 갑은 을을 상대로 권리주장을 할 수 있지만 을은 갑을 상대로 권리주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을이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저작재산권을 이중으로 양도한 원권리자에게 청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또 저작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질권의 설정․이전․변경․소멸 또는 처분제한 및 출판권 설정의 경우에도 등록해야만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먼저 질권설정등록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갑이 자신의 저작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질권을 을에게 설정하고 나서 질권이 설정된 상태에서 그 저작재산권을 병에게 양도하였다면 질권자인 을과 저작재산권을 양도받은 병 사이에는 질권설정 여부를 둘러싼 분쟁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질권자인 을이 질권설정의 등록을 하지 않았다면 병에게 질권설정에 따른 권리주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에 질권의 이전이란 질권자가 질권 자체를 양도의 방법으로 다른 사람에게 이전하는 것을 뜻하며, 이 경우 저작재산권의 양도에서처럼 이중양도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등록을 대항요건으로 규정한 것이다. 그리고 질권의 변경이란, 저작자인 갑이 자신의 저작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질권을 을에게 설정하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 저작물의 내용을 수정 또는 증감하여 변경된 저작물을 작성했다면 설정된 질권의 내용도 변경되는 것을 뜻한다. 즉 그렇게 변경된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을 원권리자가 병에게 양도했다면 을과 병 사이에는 변경된 질권을 놓고 분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질권의 변경내용을 등록함으로써 제3자에게 대항하도록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질권의 처분제한이란 저작재산권의 처분제한과 같은 것으로, 갑이 을에게 질권을 설정함에 있어서 을이 제3자에게 또다시 그 질권을 양도할 수 없다는 내용의 특약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을이 병에게 질권을 양도했다면 그러한 질권의 처분에 따른 분쟁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질권의 처분제한에 따른 등록을 대항요건으로 규정한 것이다. 결국 현행 저작권법상 출판권 등 저작권이 등록되지 않으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도록 했다는 것, 즉 대항력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정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일 앞으로도 위 사건의 피고와 같은 악의의 이용자들이 속출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시점에서 출판권 등 이용권의 입증효력과 함께 제3자에 대한 대항력까지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등록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 가장 큰 교훈이라고 할 수 있다.